#1. 늦은 밤, 춘희의 낡은 오동동 방석집 안....
두 개 테이블 중 한 테이블에 춘희가 홀로 앉아 김밥과 우동을 먹고 있다.
먼지 낀 고장난 시계.. 여자가 벗고 있는 촌스러운 달력..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풍경 속의 방석집 안,
그 모습 쓸쓸해보인다.
#2. 방석집 바깥이 소란스럽다...
방석집 앞에서는 춘희와 미숙(같이 일하는 언니)이
남루한 옷차림의 술 취한 40대 남자를 밀치고 욕하며 싸우고 있다.
미숙과 춘희가 남자를 밀치며 때리고 있다.
- 미숙 : 야이 개새끼야! 개수작 부리지 말고 콩밥 먹기 싫으면, 빨랑 돈이나 내놔라!!
술 취한 남자, 취해서 말을 중얼중얼거린다
- 미숙 : (남자의 멱살을 잡으며) 누구는 땅 파서 장사하나! 안 그래도 장사 안 돼서 죽겠는데, 돈 없는데술을 왜 쳐먹노 이 새끼야!
미숙이 때리다 말고 앉아 있는 남자의 호주머니를 뒤진다. 남자의 호주머니에서 2,000원이 나온다. 미숙은 그 돈이라도 챙겨 주머니에 넣는다.
- 미숙 : 뭐고 이거 완전 거지새끼 아이가. 이 미친 새끼.
화가 난 미숙이 남자를 세게 밀친다. 옆으로 넘어지는 남자. 다시 일어서려는데 비틀댄다.
춘희는 남자의 등을 손바닥으로 친다. 등을 떠밀듯이.
- 춘희 : 돈도 없으면서 술은 뭐하러 먹으러 왔노. 빨리 가소. 가소 빨리~ (손님을 일으켜 세워 보낸다.)
"왜들 그리 바삐도 보내려고만 한 것이었나"
# 3. 다시 방석집 안
춘희의 허름한 방석집 안, 부엌 겸 거실 같은 좁은 공간에 테이블이 두 개 놓여 있다. TV에서는 마창진 통합 관련 뉴스가 흘러 나오고 있다. 춘희와 미숙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 미숙 : 소금 뿌려라~.
미숙은 부엌쪽으로 걸어가고 춘희는 테이블에 가서 의자에 앉는다. 텔레비전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 마산시는 이와 함께 오는 10일쯤 마산에서 마창진 통합 2차 회의를 열어서 상호입장과 방향을 조기 정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미숙 : (주방기구에서 화풀이하듯 과격하게 다루며) 그러게 돈부터 받아라 했다 아이가!
- 춘희 : 누가 이래 될 줄 알았나.
- 미숙 : 니 지금 이게 한 두 번이가? (열린 방문 사이로 보이는 손님이 먹고 간 술상 가리키며) 니 저 방안에 술값들은 다 우짤낀데?
- 춘희 : (듣기 싫다는 듯) 됐다 마~ 알았으니까, 고마해라.
- 미숙 : (소금을 문 앞에 뿌리며) 개새끼 가다가 꼬꾸라져 뒤지뿌라!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
「 창원시는 회견장에 공무원을 출장시켰고 마산시는 계획에도 없던 브리핑까지 열었습니다. “이런 인센티브가 왔을 때 자율통합의 적기가 아닌가...”(뉴스 중 인터뷰) 」
....... 다음에 계속
# 작가가 들려주는 '영화 갈피' 끝에 미숙이 소금을 뿌리면서 어떤 대사를 하죠? (욕이라서 차마..) 졸속적인 행정 통합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을 미숙의 대사로 대신 한 것입니다. 소제목처럼, 그들은 혹은 우리는 왜들 그리 쉽게 바쁘게 보내려고만 했던 것일까요?
# 영화 밖 이야기
▲ #1에서 춘희가 홀로 우동과 김밥을 먹는 장면
여긴 앞으로 영화에도 등장할 창동 ‘만초집’의 바로 옆 가게인데요, 지금은 장사를 하지 않는 ‘미꾸리 실비’라는 곳이랍니다. |
출처:http://www.masan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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