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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기사] 영상인들, 장벽허물기에 재능기부 (경남도민일보,13.01.07)

영상인들, 장벽허물기에 재능기부

장애-비장애인 모두 배려한 '배리어프리 영화' 홍보물 제작 나서

2013.01.07  

김두천 기자 | kdc87@idomin.com  

 

지역 내 영상인들이 한데 모여 재능기부를 통해 '배리어프리 영화 홍보영상' 제작에 나서 눈길을 끈다.
 
'배리어프리'는 '배리어=장벽', '프리=없는'의 조합어로 '그 어떤 장벽도 없다'는 뜻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한글자막과 상황을 설명해주는 음성을 넣어 시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든 영화다. 도내에서는 예비사회적 기업인 공공미디어 단잠(대표 허성용)이 지난해 여름 창원, 진주, 통영 등에서 순회 상영회를 펼치며 소외계층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달 창원 창동영화제도 배리어프리 영화제로 열려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배리어프리 홍보영상 제작은 지난해 여름 처음 기획됐다. 당시 공공미디어 단잠이 도내 순회 상영회를 마친 후 한국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대표 이은경)와 함께한 세미나 자리에서 선뜻 홍보 영상 제작을 통한 저변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같은 소식은 입체영상 문화기술 공동연구센터 경남분소(SIRC·소장 서용덕)에도 전해졌고, 경남분소 인맥을 통해 무인항공촬영 업체인 원더워커스(Wondwe Workers)도 함께하게 됐다.
 
도내 영상인들은 물론, 영상연구단체, 영상산업인들이 함께 하는 홍보영상 제작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SIRC 경남분소 워크숍을 겸해 열린 영상 제작은 지난 3일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하루종일 진행됐다. 배우는 창원에 사는 실제 시각장애인이 맡았다.
 
단잠이 주관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에서 선한 웃음을 띠며 영화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어 어렵게 섭외를 했다. 단잠은 그를 찾기 위해 경남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를 통해 일일이 얼굴 대조를 하는 등 공을 들였다. 장면 세 컷만 찍으면 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이었지만, 과정은 만만치가 않았다.
 
영하권을 맴도는 추운 날씨 속에 영상 촬영이 처음인 배우의 감수성도 고려해야 했다. 나이가 많은 데 따른 체력 문제 또한 감안해야 했다. 더욱이 추운 날씨에 주요 장비인 헬리캠 배터리 소모가 빨라 스태프들 애간장도 함께 타 들어갔다.

 

지난 3일 도내 영상인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남해 다랭이 마을에서 진행된 '3D 입체영상 제작 워크숍' 모습. /김두천 기자

 

 결국 헬리캠을 이용한 마지막 촬영은 배터리 소모로 완성도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한 채 마무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촬영은 같은 영상 분야이면서도 관점과 기술 차이 탓에 서로 소통이 없던 영상인들이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지역 영상 제작물과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허성용 단잠 대표는 "제작된 홍보영상은 앞으로 경남 내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 때 이를 알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면서 "단편영상·영화제 등에도 출품해 전국적으로도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함께 작업한 서용덕 소장은 "이번 홍보영상은 평면 2D 형태로 촬영됐지만, 일부 3D 입체영상으로 변환해 재탄생시킬 예정"이라면서 "지역 영상인들과 영상연구단체 간 정보교류를 바탕으로 성과물을 만드는 작업이 방송계 등에 입체영상이 도입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경남도민일보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