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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터뷰] 공공미디어 단잠 인터뷰 - (한국SR연구소 2013.12.05)

‘단잠’은 경상남도형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2012년 6월 설립된 후 독립영화제작 및 상영, 공익 미디어컨텐츠 및 홍보물 제작, 미디어교육, 지역문화 활성화 프로그램 기획 등 업무를 하고 있다. 김달님 팀장과 허성용 대표를 만나 영상미디어를 통해 평등한 지역사회를 꿈꾸는 단잠의 이야기를 들었다.

 
 
 
Q. 단잠은 어떻게 설립됐나
- 원래 단잠은 영화사였다. 지난 10년간 지역에서 여러 사회 이슈를 영화로 제작해왔다. 하지만 지역 이슈를 신속하게 사회에 알려야하는데 영화는 제작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슈를 알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다가 제작기간이 짧은 방송영상으로 제작, 홍보하기위해 단잠을 설립했다.
 
Q.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
독립영화제작 및 상영, 공익미디어콘텐츠제작, 미디어교육, 지역문화활성화 프로그램 기획 등 4가지 활동을 주로 한다. 우리는 지난 4월 진주의료원 해산, 6월 밀양송전탑 충돌현장 등을 영상컨텐츠로 제작, 발빠르게 지역이슈를 알렸다. 영화사 시절인 2006~2011년중엔 굿바이마산을 비롯한 4편의 독립영화를 제작, 상영했다.
 
대표적인 독립영화 중 하나인 ‘부자유천’은 WTO(세계무역기구)에 반대하는 농민 아버지와 시위를 막는 아들 전경의 이야기다. 아들의 친구들이 시위현장을 이끄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굿바이 마산’은 2009년 마산과 창원이 통합됐을 때 마산 시민의 삶을 진지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고향을 잃었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시민들에게 ‘고향과 헤어질 때 굿바이 인사 한마디 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시민단체, 사회적기업, 비영리민간단체를 알리는 프로보노 방송과 공익광고도 제작했다. 대표적으로 사회적기업 ‘편안한 집’, 경남사회복지협의회, 예비사회적기업 ‘극단 가배’ 청춘 극장, UN사막화방지협의회 등의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지역사회 문화기획 활동의 일환으로 쌀-책 교환장터를 열기도했다. 올 4월 한 복지센터가 기업의 쌀 지원 중단으로 창원 170세대 독거노인에 쌀을 지원하기 힘들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리는 주민들로부터 쌀을 기부받으면 도서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경남교육포럼에서 아동 도서 600권과 차량 도서관을 지원받아 쌀 기부와 맞바꾸는 방식이었다.

동네 빵집 살리기를 주제로 ‘빵빵빵 창원’을 기획한 일이 있다. 창원시내 한 동네 빵집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사장님의 에피소드를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하고 홍보했다. 3개월간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자체의 인기는 치솟았지만 경영난을 극복하지못한 채 문을 닫았다. 이 프로젝트가 실제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고민 때문에 잠시 멈추고 보완하는 중이다.
 
지역민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도 진행중이다. 최근엔 창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청각장애·지적장애 친구들과 함께 사진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희곡, 시나리오 창작 심화 프로그램인 <1씬 1막>을 지난 9월부터 약 2달간 진행했다. 시놉시스와 희곡 작성에서부터 연극 현장까지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희곡, 시나리오로 만드는 과정이다. 주 2회동안 모든 과정을 필수로 참석해야 할 정도로 심화적으로 진행되는만큼 경남 지역에서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Q. 단잠의 활동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상으로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소셜 미션이다. 지역민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상영회와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영화 상영회’는 기존 영화에 음성해설과 자막을 넣어 시청각 장애인들도 영화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제작, 상영했다. 2012년부터 창원, 진주, 함양, 통영 지역을 순회하며 800명의 노인, 장애인들에게 관람기회를 제공했다. 시청각 장애인들은 영화를 본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고 평생 영화를 보지 못했던 분들도 많았는데, 그들에게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주었다.
 
 
 
이어 올 1월까지 3개월간 ‘하라 단기 청소년 쉼터’ 청소년들과 영화를 만들었다. 처음엔 수업에 거부감을 보여 진도를 나가는 대신 그림을 그리고, 서로 인터뷰하고, 퀴즈도 풀었다. 아이들과 좀 가까워지니 “내일은 수업 안해요?”, “이게 뭔지 안 가르쳐줘요?”, “언제 또 와요?“라고 묻더라. 그 후 아이들과 나눴던 많은 이야기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싶은 순간과 아이들이 고민하는 자립에 관한 내용이었다. 경찰이 꿈이면 경찰관으로 등장하고, 낚시점을 차리고 싶은 친구를 위해 마산 앞바다로 배를 타고 가기도 했다. 지금도 지역아동센터나 성매매 피해 소녀들이 있는 학교에 가 자신을 미디어로 표현하고 그리는 교육을 진행하고있다.
 
지역사회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메이데이(mayday)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러브리어카>인데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들의 리어카를 좀 더 튼튼하고 안전한 리어카로 리모델링 해드리는 프로젝트를 12월부터 진행 예정이다.
 
Q. 수익구조는 어떤가
- 홍보 영상물 제작비와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를 주요 수익으로 한다. 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 기존의 사업들을 더 강화시키고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 방안으로 3D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12월 중으로 고성오광대를 3D영상콘텐츠로 제작하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데 이처럼 경남의 문화예술콘텐츠를 3D로 기록하는 사업을 늘려갈 예정이다. 3D 기술을 활용한 영상 제작이 우리의 가장 큰 수익창구가 될 것이다.
 
Q.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 나는 영화감독 출신이라 경영 마인드와 경험이 부족하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함께 창출하고, 그 가치를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많이 어려웠다. 그리고 사회적기업 정부 지원을 통해 장비 구매, 사업개발, 인력채용 등에서 도움을 받고 있지만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인력 부분이다.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지원금이 한정돼있다. 10인 이상 사회적기업은 전문인력 1인당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되지만 40%는 자부담이라 고용하기 쉽지 않다. 또 영세 기업이나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홍보영상물을 제작하다보니 수익 창출이 어렵다. 자립, 자생의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사회적기업의 대표가 된 후, 지금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단잠만의 즐거운 기업 문화가 인상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