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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잠 영화소개]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 1967) ” - 도리없는 그들의 사랑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 1967) ” -  도리없는 그들의 사랑

 

◇영화소개/ 허성용 감독

 

  수줍음이 많았던 학창시절에 나는 뭇 여자와 말 한마디 한 기억도 없을 뿐더러 말할 수 있는 기회의 여건조차 없었던 환경 속에서 살았다. 그 당시 나에게 여자라는 존재는 금성에서 온 한국말을 잘 하는 신비로운 생물체였다. 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을 본 것도 그 시절이었다.

 

 감독이 영화제목을 정할 때에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왜 감독은 이 영화 제목을 여주인공 이름으로 했을까? 궁금증은 영화를 보는 순간  해소 되었다.  그녀는... 「 아.름.다.웠.다. 」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
 귀족 출신의 젊은 장교 식스틴(Lieutenant Sparre: 토미 베르그덴 분)과 서커스단에서 줄타는 소녀 엘비라(Elvira Madigan: 피아데게드 마르크 분)는 깊은 사랑에 빠진다. 전쟁의 혐오감과 무상함에 빠진 식스틴은 아내와 두 아이를 버린 채 탈영하고, 엘비라도 부모와 서커스, 명성을 버리고 식스틴과 도주한다. 오염된 사회를 벗어나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사랑은 사회에서 허락받지 못한다. 더욱이 탈영으로 쫒기는 그들 앞에는 경제적 어려움마저 닥치기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정열적이고 행복한 사랑을 간직한 채 사랑의 안식처를 찾아 두 발의 총성 속에 사라진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선율이 엘비라 마디간의 아름다움과 그들의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엘비라 마디간은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소위 말하는 화냥년이 맞다.

서커스 줄 위에서 남자들 홀리는 갈보년이고 유부남을 꼬셔서 한 가정을 풍지박살 낸 쌍년이다.

 

하지만 사랑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는가?

사랑이 옳고 그른 범주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닐 것이다. 마치 남자의 정자가 자신의 나갈 바를 뚜렷이 깨닫고 탄생하지 않은 것처럼 사랑도 문득 도리 없이 그냥 발생해서 별안간 벌써 와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이성적인 분별력이 없고, 합리적 계획이 있을 수 없다.

 명성황후를 사랑한 호의무사는 그녀의 생사가 세상에 어떤 파장과 영향을 줄지, 어떤 결과가 최선책인지 알지 못한다. 사랑은 정치를 모른다. 그는 그녀를 지킬 뿐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 변명도 없다. 그래서 용감할 수 있었다.

 

 식스틴과 엘비라의 사람도 그러했다.
 단순 성욕에 눈먼 불장난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걸고 선택한 죽음을 불사한 목숨 건 사랑이었다.
비록 온전치 못한 세상에서 온전한 사랑은 하진 못했지만 어떤 정직하고 자유로운 사랑보다 부러웠다. 왜냐하면 다시 말하지만 그녀는 아름다웠다.

 

 엘비라마디간이 문득 도리 없이 그냥 별안간 당신에게 올 수도 있다. 그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