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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마산

영화<굿바이 마산>,"소쿠리 달고 팔아도 바쁜 거라." (6) 45년간 수예점 운영한 구봉자씨

 


▲ 부산수예점 구봉자 어머님


- 어떤 일을 하셨어요?

 

"학교 재료 했는데... 재료 하다 보니까 재료가 너무 많아서 학생 수가 100명 200명 정도니까 매일 밤샘을 하는 거야.

밤새도록. 그래도 학교 일을 그만 둘 수 있나. 차츰차츰 하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까,

내 딴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이불도 하고 수예도 하고 싶더라고."

 


▲ 구봉자 어머님과의 이야기는 창동의 대표 고깃집인 '삼도집'에서 나눴답니다.

   삼도집의 대패 삼겹살.. 오른쪽 밑에 있는 진한 된장국이 일품이지요.^^


- 예전 이야기 좀 해주세요

 

"(예전엔) 수출 회사가 마산에 있었거든. 마산이 유명했었거든. 사람이 어찌나 많았던지 양말, 내의 오만 것 다 갖다 놨어.

 추석이고 설이고 빡빡하게 들어오는데... 내랑 점원 세 명이서 팔아도, 소쿠리를 달고 팔아도 바쁜거라."

 

- 소쿠리요?

 

"돈 넣는 소쿠리. 돈을 넣는 거라. 천장에 매달아 놓고. 조그만 거 장사하는 데도 그렇더라고. 크게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잘했겠노?"

 

- 마산과 창원 진해 통합 이후에 장사가 좀 나아지셨나요?

 

"그건 아무 상관없어. 창원하고 통합 되었다고 해서 달라진 거 아무것도 없어."

 

- 부림시장 하고 창동이 장사가 왜 잘 안될까요?

 

"안돼... 이제 백화점이 생겼잖아. 갈라 묵기지. 옛날엔 부림시장만 있었지만, 지금은 대우, 롯데, 신세계 갈라 묵기 되는기라."

 

- 다시 돌아가면 이 일을 하시겠습니까?

 

"아니... 이젠 안하고 싶다."

 

 

 

 

#영화 갈피
부림시장 사람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6부에서는 부림시장에서 45년간 수예점을 운영해오신 구봉자 어머님 이야기인데요.

5부에 출연(?)하신 리어카 아버님을 소개해주신 어머니십니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눈 장소는 부림시장이 아닌 창동에 위치한 ‘삼도집’인데요.

 

워낙 유명한 곳이니 다들 아시겠죠? 30여년간 창동을 지켜 온 삼겹살 집입니다.

이 곳에 가면 삼겹살과 함께 삼도집만의 별미인 청국장도 함께 먹을 수 있는데요.

요즘 같이 날씨 꿀꿀할 때,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어떠세요? 위치는 학문당서점 뒷골목, 쪽샘길에 있어요.

 

인심 좋은 주인님의 촬영 협조를 받아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며 어머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어머님 말씀에 따르면 한 때 부림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몰려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설날과 같은 명절엔 ‘소쿠리’를 천장에 달아 놓을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돈 챙길 시간이 없으니 천장에 끈을 매달아 소쿠리를 달아 놓은 거죠. 장사가 끝나면 소쿠리 가득 돈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풍경이었을지...궁금해지네요.

구봉자 어머님이 운영하시는 '부산수예점'의 위치는 부림시장 지하도 입구에서 올라오면 우측 편에 있는 곳인데요.

혹시 이불 하실 분 계시면 이 곳으로 가보시는 것 어떨까요? 어머님께서 맛있는 배달 커피도 시켜주신답니다.

 

 

 

# 영화관 밖 이야기 - “조감독이 사라졌어요”


영화 굿바이 마산의 촬영기간은 약 2주. 그 중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극 영화의 촬영기간은 총 3일이었는데요.

촬영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감독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감독의 역할이 이번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감독님 왼팔 역할을 하는 작가였구요. (사실, 감독님은 왼팔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시는 오른손 잡이십니다. 허허)

 

오른팔을 맡은 조감독은 2PM 전 멤버 박재범군과 이름만 똑같은 박00군이었습니다. 줄여서 박군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단편 영화를 제작 해 본 경험이 있는 친구여서 이 친구는 저희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이었는데요.

그런데 박군이 영화 촬영 전날부터 연락이 두절된 겁니다. 영화 촬영 당일 오전까지도 연락이 안되던 박군.

모두들 패닉 상태에 빠져있는데 키 180cm가 넘는 박군이 영화 촬영 몇시간을 남겨 두고 저 멀리서 울상인 표정으로

헐레벌떡 뛰어 오고 있더군요.

 

이유를 들어보니, 영화 촬영 전날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다른 직원과 손님과의 작은 다툼(?)에 휘말리게 되어

2일간 구치소에 있다 왔다는군요. 그래서 연락을 할 수 없었다며 출소(?)하고 바로 촬영 현장에 달려왔다는 박군.

정말 잊지 못 할 해프닝이었는데요.

 

박군은 현재 영화 감독을 꿈 꾸는 마산 청년으로 다음 영화를 꿈 꾸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구치소가 아닌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곧 설날이네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다음 회에 뵙겠습니다.

 

출처:http://www.masan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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